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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경영전문가 “YS의 청와대 칼국수처럼 국정초기 작은 변화로 혁신 이끄는 ‘퀵윈’ 필요”

HSG 휴먼솔루션그룹 2013-04-08
경영전문가 10인이 평가한 ‘대한민국 CEO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 26일로 꼭 한 달이 됐다. 국가경영 스타일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국가와 기업은 다르지만 경쟁자(경쟁국 또는 정당)를 대하고, 구성원(정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점 등 리더가 갖춰야 할 공통점도 많다.

동아일보 산업부는 ‘대한민국 최고경영자(CEO)’인 박 대통령의 국가경영 1개월을 경영전략 및 리더십 분야 전문가 10명의 도움을 받아 점검해 봤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좀 더 유연한 자세로 소통하고 이른 시일 내 작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동력(
動力)
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 “협상은 독식이 아니다”


전문가들이 박 대통령을 분석하는 키워드는 ‘오너 경영인’이었다. 오너 경영인은 책임감과 사명감이 큰 게 장점이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모든 결정을 직접 내리려 하거나 상황을 완벽히 통제하려 한다. 이런 리더십 아래서는 조직원이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리더에게 결정을 미루는 부작용이 생긴다.

박 대통령도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잇단 인사 실패 역시 후보자 낙점 과정을 모르는 실무자들이 리스크(위험)
를 발견하고도 “위에서 알아서 했겠지”라며 적극적으로 경고음을 내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사전에 막지 못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

한 리더십 컨설턴트는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조직원들은 무성한 추측만 내놓게 된다”며 “소통 창구를 열지 않으면 조직의 활기가 떨어지고 경영자는 과도한 책임을 떠안아 실패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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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트레이드마크인 ‘약속을 지키는 정치’에만 집착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런 강박관념이 국정을 꼬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선혁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리더가 자신의 말에 집착하면 점점 그 말에만 묶이는 ‘몰입의 상승’ 현상이 나타난다”며 “상황 변화에 따라 방침을 수정하는 유연성도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조언했다
.

정부조직법 대결 국면에서 협상 전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놓고 대통령은 ‘일할 준비를 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지만 야당에는 배수진을 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었다”며 “상대의 본심을 읽는 협상전략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에는 상생을 요구하면서 왜 자신은 야당을 상대로 승자독식하려고 하느냐”고 꼬집었다
.


○ “작은 변화로 승리를 이끌어라”


경영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퀵 윈(quick-win)’ 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리더가 첫 100일 내에 작은 변화로 조직 전체에 혁신 에너지를 불어넣는 전략을 말한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2003년 취임하자마자 ‘현대식 관료주의’를 없애겠다며 사장이 각종 사내 행사에 입장할 때 박수를 치던 관행부터 없앴다. 권위주의 청산을 내세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청와대 칼국수 식사’,
(
)기업 정책의 출발을 알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봇대 뽑기’도 대표적인 퀵 윈 사례다
.

세련된 홍보 전략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철규 휴먼솔루션그룹 대표는 “CEO들은 처음 석 달 동안 의도적으로 눈에 띄는 화젯거리를 만들어 낸다”며 “리더의 진심도 중요하지만 쇼잉(보여주기) 전략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