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조선일보] '대리점에 폭언' 남양유업… 요구르트(마시는 제품) 1위서 밀려나

HSG 휴먼솔루션그룹 2013-05-22

[화난 소비자들, 지갑 닫아]

-남양유업 매출 급전직하
우유 판매 3분의 1 줄어들고 떠먹는 요구르트, 2위서 4위로… 배상면주가도 판매 12% 감소
-'빠른 사과' 했더라면
SNS로 평판 실시간 전파… 주가 폭락·이미지 추락前 빨리 대응하는 것이 중요
-평판 리스크, 극복하려면
호텔 체인, 불만 빨리 막아라… 직원들에게 2000달러 재량권

 항공기 승무원 폭행, 영업사원의 욕설, 대리점주의 자살…. 이른바 '갑(甲)의 횡포' 관련 사건이 계속 불거지면서 '기업 평판'이 산업계의 화두(話頭)가 됐다. 최근 남양유업과 배상면 주가 사건을 통해 소비자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평가가 시장 점유율까지 뒤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소비자의 힘이 세진 것이다.


남양유업 시장점유율 순위 하락


남양유업은 30대 본사 영업사원이 50대 대리점주에게 심한 욕설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된 후 매출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20일 A대형마트에 따르면, 남양유업 우유는 욕설 파문이 불거진 지난 3일 이후 19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32.8% 줄었다. 흰 우유의 경우 남양유업은 A대형마트 판매 순위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요구르트 역시 3~19일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3% 떨어졌다. A대형마트는 "요구르트 가운데 마시는 요구르트만 따지면 남양유업이 판매 1위 자리를 내줬다"고 했다. B대형마트는 "고가의 마시는 요구르트는 남양유업이 작년 2위에서 5월 들어 3위로, 떠먹는 요구르트는 작년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CEO(최고경영자) 등 임원이 지난 9일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A대형마트에서 남양유업 우유의 전년 동기 감소율은 사건 직후인 3~10일에는 22.7%였으나, 사과 이후인 11~19일에는 43.2%로 오히려 감소폭이 훨씬 컸다.


배상면 주가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14일 배상면 주가의 한 대리점주는 "불공정한 영업 방식을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15~19일 A대형마트의 배상면 주가 제품 판매량은 5월 초 5일간에 비해 1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통주 전체 판매량이 5.8%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매출 하락세다.


오리온은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초고가 그림 구매와 횡령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2011년부터 지금까지 대외 업무 담당자들이 수개월마다 바뀌고 있다. 외부에서 회사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직원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NS 타고 삽시간에 평판 형성


최근 사건의 공통점은 SNS를 통해 해당 사실이 소비자에게 삽시간에 전파된다는 점이다. 같은 일은 해외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의 '기타 사건'은 SNS를 통해 기업 평판이 악화되고 실적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캐나다 가수 데이비드 캐럴은 2008년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하다가, 항공사 직원이 자신의 기타를 짐칸에 아무렇게나 던져 넣는 것을 봤다. 캐럴은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자, 2009년 '유나이티드가 기타를 깨부순다(United Breaks Guitar)'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이 영상은 현재 유튜브에서 13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캐럴에 동조하는 댓글도 3만개 넘게 달려 있다. 유나이티드항공 주가는 한때 10%까지 하락했다.


"선제적 대응·진실한 사과 필요"


전문가들은 '평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예방이라고 말한다. LG경제연구원 이태영 연구원은 "요즘엔 SNS를 타고 소문이 실시간으로 퍼진다"며 "소비자 불만이 주가 폭락이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기 전에 바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츠칼튼이나 메리어트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이 프런트 직원에게 매월 2000달러어치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재량권을 주고, 고객의 불만을 현장에서 즉시 해결하도록 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단 악재(惡材)가 터졌다면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 최철규 HSG휴먼솔루션그룹 대표는 "2011년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을 겪었던 현대카드는 사건 이후 정태영 사장이 바로 귀국해 사과하면서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반면 같은 해 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농협의 경우 회장이 직접 사과를 하면서도 책임을 실무자에게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해 비난을 샀다"고 말했다. 

Powered by Froala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