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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버럭은 下手… 高手는 스리쿠션으로 찌른다

HSG 휴먼솔루션그룹 2012-04-12
[효과만점 화내는 기술]
칭찬으로 시작해 따끔히 질책… 자존심 살려주며 끝내야 특효
후배 때문에 자꾸 감정 쌓일 땐 글로 써보면 유치함 깨닫게 돼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35) 대리는 최근 다른 부서에서 온 다혈질 부장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보고서에 오타라도 하나 발견되면 "이런 거 하나 제대로 못하나?"라고 화를 내고, 시키는 대로 보고서를 만들어 갔는데도 "내가 언제 이렇게 하라고 했어! 학교는 뒷문으로 들어갔나?"라고 질책한다. 전화를 좀 늦게 받는다고 "손가락이 부러졌느냐?"라고 비꼬기도 한다. 김 과장은 "처음엔 긴장해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갈수록 반항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래서는 회사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화를 자주 내는 것보다 '잘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화낼 때에도 원칙이 필요하다 
화를 낼 때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일방적인 감정 분출이다. 단순한 '화풀이'가 아니라, 화를 내는 목적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후배가 조직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도록 가르치는 게 목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씨는 "단순히 자기 실적 때문에 화를 내는 상사는 싫다"며 "날 아끼는 마음에서 호되게 가르치는 상사는 나중에 고맙게 여기게 된다"고 말했다.

최철규 세계경영연구원 IGM 협상스쿨 원장은 "감정이 아닌 사실 중심으로 말하고, 과거가 아닌 미래를 이야기하라"고 조언한다. 지각을 자주 하는 후배에게 "당신은 왜 만날 지각이야?"라고 단순히 화를 내기보다 조용히 불러 "김 대리가 일주일에 세 번이나 지각을 하니 조직 규율이 무너질까 걱정이 된다. 사내 분위기나 김 대리 본인 평판을 위해서라도 조심해 줬으면 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상사라면 자기만의 격노(激怒) 원칙을 세우고 화를 내기 전에 한 번쯤 되새길 필요가 있다. '절대 욕은 하지 않는다' '뒤끝 없이 끝낸다' '한 번 실수는 용서하자' '후배들 보는 앞에서 혼내지 않는다'와 같은 원칙을 책상 위에 적어놓는 것이다. 임무경 더웰커뮤니케이션 원장은 "자기 감정을 글로 먼저 한번 정리해 놓는 것도 방법"이라며 "글로 써보면 그 감정이 얼마나 유치한지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여직원에게 화낼 때는 '스리쿠션' 
직장 생활 4년차 여성 최모씨는 거의 매일 화를 내는 직장 선배 때문에 퇴사까지 고려하고 있다. 최씨는 "선배는 나 잘되라고 하는 얘기라고 하지만, 전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고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회사를 다녀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직설화법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들에겐 조금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이정숙 유쾌한대화연구소 대표는 "여성들에게 화를 낼 때는 당구 칠 때처럼 '스리쿠션'이 필요하다"며 "칭찬을 먼저 한 번 해주고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평소 그렇게 똑 부러지던 최 대리가 이번엔 왜 이런 실수를 했어? 더 실망시키지 않도록 잘하리라 믿어" 식으로 자존심을 살려주라는 말이다.
 

◆화를 무작정 안 내는 것은 가장 하수 
최근 부하 직원이 잘못 쓴 보고서 때문에 상사에게 질책을 받은 김모(41) 과장은 후배에게 화풀이를 해볼까 하다가 "상사랑 똑같은 사람이 되지 말자"고 생각하며 화를 삭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렇게 화를 참기만 하는 것은 후배에게나 본인에게 모두 안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이정숙 유쾌한대화연구소 대표는 "후배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생각을 하면 원망만 쌓이게 되고, 후배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게 된다"고 말했다. 최철규 원장은 "화를 무작정 안 내는 것이 가장 하급(下級)이고, 중급은 화를 내는 것"이라며 "최선의 방법은 후배에게 화를 내기보다 '피드백(feedback)'을 해준다는 자세로 조언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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