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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경제] 성인 절반 분노조절, 직장에서도 마주치는 '버럭상사'에게는 어떻게 해야 되나?
성인 절반 분노조절 장애,
직장에서도 마주치는 '버럭상사'에게는 어떻게 해야 되나?
대한정신건강의학회 조사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이상이 분노 조절이 잘 안돼 노력이 필요한 상태로 나타났고,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고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홧김'에 우발적으로 벌어진 폭력 범죄는 15만건. 전체의 4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노조절장애는 외상 후 격분장애는 정신적 고통이나 충격 이후에 부당함, 모멸감, 좌절감, 무력감 등이 지속적으로 빈번히 나타나는 부적응 반응의 한 형태다.
특히 우리나라의 직장 내에서도 분노를 이기지 못해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례로 제조업체에 다니는 30대 초반 이명재(가명) 씨는 직속 상사인 같은 팀 과장이 수화기를 들 때마다 마음속으로 이런 주문을 왼다. 평소 과장이 다른 팀 직원이나 상사와 업무 관련 통화를 하고 난 뒤엔 쌍욕으로 혼잣말을 하며 화를 내기 때문이다.
이 씨는 “조용하고 묵묵히 일하는 스타일인데 뭔가 마음에 안 드는 전화를 받으면 돌변한다”며 “하루에 한 번씩 ‘버럭’할 때마다 내 가슴이 철렁하고 뒷목이 뻐근해진다”고 말했다.
화를 억누르지 못하는 ‘버럭 상사’들 때문에 괴로운 직장인이 많다. 리더들의 분노 표출은 조직문화를 경직시키고 창의력을 억제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타고 ‘버럭 리더’에 대한 소문이 외부로 퍼져 기업 이미지를 손상시키기도 한다.
○ ‘버럭 상사’, 40대 남성이 많아
‘버럭 상사’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직장인 회원 628명을 대상으로 e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장에 버럭하는 상사·동료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의 82%가 ‘있다’고 답했다. ‘답변자 본인도 화를 참지 못하고 분출한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40.6%가 ‘그렇다’고 털어놨다. 또 ‘버럭 상사’의 연령대는 40대가 38.6%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32.0%) 50대(22.1%) 20대(4.9%) 60대(2.3%)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77.3%)이 여성(22.7%)의 3배 이상이었다.
이들은 왜 화를 쏟아내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비공식적인 대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유통업체에 다니는 30대 워킹맘 정모 씨는 최근 자신에게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얼마 전 타 부서의 직원에게 업무를 재촉하는 전화를 걸었다가 핀잔만 듣자 분을 이기지 못한 채 전화기를 집어던지고 휴지통을 걷어찬 뒤 사무실을 뛰쳐나왔기 때문이었다.
정 씨는 “애를 낳고 복직해 새 업무에 적응하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데다 퇴근 후 집에 돌아가면 애를 봐주는 시어머니의 잔소리 때문에 폭발 직전이었다”며 “돌이켜보니 어디서든 고민을 털어놓을 기회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일터와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 비공식적인 대화가 절실했다는 얘기다.
버럭대는 사람들은 이렇게 개인 사정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부족한 리더십이나 품성에서 비롯되는 문제도 적지 않다. 최철규 HSG휴먼솔루션그룹 대표는 “불같이 화내는 리더들은 자신만 옳다고 믿는 ‘옳음 중독’이나, 자신이 직급이 높고 나이가 많으니 우월하다고 여기는 ‘갓(god) 콤플렉스’에 걸린 경우가 많다”며 “후배 직원을 평가하거나 판단하려 들지 말고 업무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도록 말하는 화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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